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이것’은? | 그린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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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이것’은?

안녕하세요! 오늘로 2022년 마지막 달이 시작되었네요. 2022년은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이 20주년을 맞이한 해입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오랜 기간 세계 각 지역에서 발전해온 전통 농업·임업·어업 시스템을 지정하고 보존하는 제도인데요. 오늘은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사례와 전통농업유산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이란?

이미지 출처 : 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정하는 전통 농업 시스템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는 다릅니다. FAO는 세계중요농업유산을 ‘시스템(System)’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단순한 전통 농업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지역 농민들이 만들고 발전시켜온 지역 특화 농업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자원의 보존·관리를 위해 매년 2억 원의 보조금을 받습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려면?🧐
그렇기 때문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지역민 생계에 도움을 주고,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면서 지역문화·경관·농업 지식에 기여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농업을 유지해온 사례를 등재하는 것이죠. 현재 23개국의 72개 시스템이 지정됐고, 15개 시스템이 검토 중에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구들장논 △제주도 밭담 △경남 하동군 전통차 재배체계 △충남 금산군 전통인삼 재배체계 △전남 담양군 대나무밭 5개가 등재됐습니다.

GIAHS 선정 사례는?

1️⃣ 일본 시즈오카 고추냉이 재배 시스템

이미지 출처 : Shizuoka Wasabi

일본 음식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고추냉이죠. 🌿 일본 고추냉이 총 생산의 40%가 시즈오카 현에서 만들어지는데요. 1892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 고추냉이 재배 시스템이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경사진 곳에 위치한 고추냉이 밭은 산 정상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의 속도를 감소시키는데요. 느린 유속을 좋아하는 무척추동물 9종을 포함해 고추냉이 밭 주변에 서식하는 동식물 종이 무려 160개에 이릅니다. 또 고추냉이는 다른 작물에 비해 수익성이 좋고 관광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지역민들의 생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 중국 샤진 혼농임업 시스템

이미지 출처 : FAO

지난번 뉴스레터에서 소개 드린 ‘혼농임업’을 기억하시나요? 혼농임업은 화전 농업으로 파괴된 환경과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대안 농법으로, 숲이 있는 자리에서 식량과 목재를 생산하고 가축을 방목하는 복합영농 방식인데요. 중국 샤진 현의 혼농임업 방식이 이곳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의 소득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과수원에서 지역민들은 감나무, 살구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 1만 그루와 밀, 고구마, 피망 등의 작물을 함께 재배합니다. 이외에도 거위, 양, 닭과 같은 가축을 과수원 목초지에서 방목하고 있습니다. 

3️⃣ 전남 담양 대나무밭 농업 시스템

이미지 출처 : 농민신문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된 담양 대나무밭은 1천 년 이상의 깊은 역사를 지닌 농업 시스템으로,대나무 품목으로는 세계 최초로 등재되었습니다. 대나무밭이 지역민의 생계 수단인 동시에 지속 가능한 농업에 기여한다는 점이 특별하기 때문인데요. 대나무는 소나무보다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4배 많고 산소 배출량도 많아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주민들은 대나무 밭에서 나오는 죽순, 죽재, 버섯 등 1차 부산물뿐 아니라 죽세공품 문화 체험 등 3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에 대나무를 활용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통농업유산이 중요한 이유

이미지 출처 : pexels

전통농업유산을 보전하고 계승해야 할 이유를 환경·경제·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1️⃣ 환경적 측면
전통농업유산은 무분별한 개발과 화학 비료의 사용을 막아 지속 가능한 농업을 구현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전합니다. 우리나라는 80년대 농가 소득 보장 정책과 농촌 개발 정책으로 벼 품종이 획일화되고, 논 주변에서 개구리나 미꾸라지 등의 야생 생물들을 관찰하기 힘들어졌는데요. 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밭담의 경우 밭담을 좋아하는 생물들이 주변에 서식할 수 있어 생물 다양성 보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경제적 측면
전통농업유산을 발굴하고 보전하려는 노력은 농촌 지역 경쟁력을 강화합니다. 농업유산으로 지정되면 농업유산의 보전, 관리, 활용을 위한 예산과 여러 정책 수단이 투입되는데요. 지역 고유의 농업 유산은 각 지역의 브랜드와 관광자원으로 자리잡아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소득원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남해 죽방렴과 창원 독뫼 감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3️⃣ 사회·문화적 측면
농업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입니다. 때문에 농업 방식은 그 지역의 향토 문화로도 이어지죠. 하지만 오늘날 세계화·산업화 등의 영향으로 옛 것에 대한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옛 모습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농업유산은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와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실제로 청산도 구들장논의 모든 관개 관리를 함께하는 ‘전통 협동 노동 문화’는 지금은 품앗이 형태로 축소됐지만, 보존협의회를 통해 새로운 주민 협력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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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 드린 담양 대나무밭은 최근 방영된 다큐멘터리 ‘트래블 다이어리’를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대나무가 농업뿐 아니라 이색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는 모습이 인상깊은데요. 오늘 뉴스레터를 통해 관심이 생기셨다면 시청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영상 보러 가기

이번 주 뉴스레터에 대한 의견이나 첨언이 있으시면 [email protected] 로 의견을 보내주세요. 오늘 뉴스레터는 FAO의 자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한국농정의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 부탁드릴게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