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농임업, 미래 농업 대안 될까? | 그린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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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농임업, 미래 농업 대안 될까?

안녕하세요! 농사를 지을 땅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산이나 들을 태워 경작지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을 ‘화전 농업’이라고 부르죠. 우리나라도 1950년대에 생계가 어려운 농민이나 실업자들이 산으로 들어가 화전민이 되었다고 하고요. 이후 우리나라는 환경 보존을 위해 법으로 화전을 금지했지만, 아직 세계 곳곳에서 화전 농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이 화전 농업을 대체하는 개념인 ‘혼농임업’에 대해 알아보고, 지속 가능한 농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혼농임업이란?

이미지 출처 : The University of Vermont

혼농임업? 👀
혼농임업은 화전 농업으로 파괴된 환경과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대안 농법으로 농업과 임업, 축산업까지 결합한 농업 방식인데요. 경작지를 만들기 위해 산이나 들을 태우지 않고, 숲이 있는 자리에서 식량과 목재를 생산하고 가축을 방목하는 복합영농 방식입니다. 

혼농임업의 유형은 세 가지로 나뉘는데요.

  • 순수혼농임업 산림 내에서 목재 생산과 함께 농작물 생산을 병행하는 방식, 
  • 혼목임업 산림 내에서 목재 생산과 함께 가축을 풀어 기르는 방식, 
  • 혼농축임업 산림 내에서 목재와 농작물, 방목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혼농임업 도입 사례는?

혼농임업은 전 세계적인 주류 농업 방식은 아니지만 일부 국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약 10억 ha에 달하는 면적에서 약 12억 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조선일보

1. 가나의 카카오 농장 기사 보기
아프리카 가나의 아하포 주 카카오 농장에서는 기존에 있던 각종 과일 나무와 농작물 사이에 코코아 나무를 심는 ‘산코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아하포 지역 농부들은 단일 재배로 인해 토양이 황폐해지고 병해충이 늘어나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요. 혼농임업 방식 도입 이후 병충해가 줄고 토양이 비옥해져 수확량이 늘었다고 말합니다. 

이미지 출처 : 데일리원헬스

2. 스페인 데헤사 
이베리코 돼지를 아시나요?👀 이베리코 돼지는 스페인 이베리코 반도 데헤사의 인공 목초지에서 키워진 돼지를 말하는데요. 혼농축임업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데헤사의 농부들은 오크(떡갈나무) 숲에서 작물과 가축을 함께 기르고 있습니다. 또한 나무로 코르크와 장작을 생산하고 돼지와 소, 양, 염소 등을 방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의 경우 산에서 각종 약초나 산나물을 재배하는 ‘임간(林間) 재배’가 주된 혼농임업 방식인데요. 임간 재배 외의 방식은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혼농임업을 지원하는 정책이나 산림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에 어떻게 기여?

이미지 출처 : EESI

그렇다면 혼농임업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농업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FAO(유엔식량농업기구)는 세 가지 분야를 언급합니다.

1️⃣ 환경적 측면
기후 변화 대응

  • 나무가 흡수하는 탄소의 양을 늘려 탄소 중립에 기여합니다.
  • 토양에 탄소를 가둠으로써 토양 침식과 수분 유출을 방지합니다. 
  • 온도 변화에 민감한 작물에 그늘을 제공함으로써 수확량을 증가시킵니다.
  • 나무의 잔류물들이 가축의 사료 역할을 하여 화학 비료 의존도를 감소시킵니다. 

2️⃣ 경제적 측면
식량 안보 및 빈곤 해결

  • 과일이나 견과류 나무를 키워 가정에서 영양가 있는 음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노동력 투입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고, 가계 소득을 늘립니다. 
  • 벌채된 나무와 그 잔류물은 요리나 난방을 위한 에너지원이나 의약품으로 사용됩니다.

3️⃣ 사회적 측면 
전통문화 보존

  • 혼농임업은 토착 농업 시스템을 보존합니다. 무분별한 개발을 하지 않고 적절한 생계 조건을 보장하면서 인류의 농업 유산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 토착농 지역 신앙과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역 사회의 문화도 보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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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공동농업정책(CAP)을 통해 정밀 농업, 탄소 농법, 혼농임업과 같은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혼농임업을 활용하는 국가는 많지만 혼농임업과 관련된 공식 데이터나 아시아가 주도하는 정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혼농임업이 미래 농업의 대안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와 데이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탄소 농업 실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다양한 탄소 농업 방식, 그중에서도 혼농임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뉴스에 대한 의견이나 첨언이 있으시면 [email protected] 로 의견을 보내주세요. 오늘 뉴스레터는 FAO와 한국임업진흥원의 자료 그리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자료를 참고했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 부탁드릴게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