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 애그리푸드테크의 여성들에 주목하라 | 그린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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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날] 애그리푸드테크의 여성들에 주목하라

안녕하세요!

매년 3월 8일은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업적을 범세계적으로 기념하는 국제 여성의 날입니다. 이미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서 여성의 진출이 활발히 일어나고 각종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죠. 기존에 남성 종사자들이 주를 이루었던 농업과 IT도 예외는 아닙니다. 농업과 IT를 접목한 애그테크(AgTech, ICT 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것) 및 애그리푸드테크 (AgrifoodTech) 분야에서도 여성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주 노트에서는 애그테크와 푸드테크 분야의 여성 기업인들의 노력과 성과를 기념 해보고자 합니다.

애그테크와 애그리푸드테크?이번 노트에서 애그테크와 애그리푸드테크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애그테크(AgTech)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데이터와 ICT기술을 접목한 농업을 의미합니다. 또 많이 접해봤을 개념으로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FoodTech)가 있는데, 이는 첨단 기술을 식품업에 적용시킨 산업을 가리킵니다. 애그테크와 푸드테크는 상당 부분 겹치기도 하기 때문에, 이 두 산업을 함께 가리켜 농식품분야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것을 일컬을 때 애그리푸드테크(agrifoodtech)라고 합니다. 이 노트에서 애그테크가 사용될 때는 농업만을 가리키는 것이고, 애그리푸드테크는 농식품분야를 가리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애그리푸드테크 분야 여성 창업 현황

AgFunder가 지난 20년 간 수집한 데이터에 의하면 애그리푸드테크 분야 여성 창업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2년 설립된 애그리푸드테크 기업 259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본 결과, 여성이 창업(공동창업 포함)한 기업은 전체의 약 9%인 23개에 불과했습니다. 2020년 설립된 애그리푸드테크 기업 1,061개를 대상으로 동일한 조사를 진행했을 때 이 수치는 22%로, 2배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애그리테크 분야에 여성 창업 비율이 많아졌다는 것은 애그리푸드테크 산업이 21세기 이후 급속성장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1세기 초에만 하더라도 ‘애그테크’, ‘푸드테크’ 라는 단어가 업계에서조차 사용되지 않았을 만큼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이 업계의 발전과 함께 여성 기업가들의 비중이 커졌고, 여성 종사자의 수와 그들이 행사하는 영향력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 2021년 집계는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위 표를 참고하시면 마지막 집계인 2020년에 여성이 창업한 애그리푸드테크 기업은 2002년의 10배가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무렵인 2009년에 소폭 감소한 것 외에 지난 20년 가까이 매년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일 수도?

2021년의 통계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고려했을 때 여성 창업 기업 수는 예년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체 창업 기업과의 비율을 고려했을 때 여성 창업 비율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2021년에 낮아진 수치는 코로나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여성이 가사노동에 힘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전체 창업자의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 창업이 가장 많은 애그리푸드테크 분야는?

2장에서는 2002년 이래로 여성 창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애그리푸드테크 분야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여성 애그리푸드테크 창업자들은 농가, 연구소 등과 관련된 후방산업(upstream categories)에 강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방산업(downstream segments)에서도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여성 창업자들이 있는 애그리테크 분야는 어디일까요?

Air Protein CEO 리사 다이슨  (이미지 출처: TED)

여성 창업이 가장 많은 애그리푸드테크 분야

여성 창업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애그리푸드테크 분야는 ‘Innovative Food’라고 불리는 혁신식품 관련 분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카테코리는 대체 단백질 (alt-protein)등과 같은 신식품 (novel ingredients, 노블푸드)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이 분야의 여성 창업로는 Air Protein의 CEO Lisa Dyson과 The Mushroom Meat Co의 Kesha Stickland, Helaina Laura Katz 등이 있습니다.

여성 창업이 두 번째로 많은 애그리푸드테크 분야

여성 창업이 두 번째로 많은 분야는 온라인 식품업체 및 밀키트 기업입니다. 이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영국의  The Vegan Kind, 미국의  Sakara Life 등이 있습니다.

만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이미지 출처: 한국일보)

국내 여성창업 애그리푸드테크 기업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창업 애그리푸드테크 기업으로는 지구인컴퍼니와 컬리가 있습니다.
지구인컴퍼니는 2017년에 만금채 대표가 설립한 애그리푸드테크 기업으로, 식물성 대체 식품인 언리미트(UNLIMEAT)를 연구개발, 제조, 유통하는 곳입니다. 못생긴 자두 병조림, 못생긴 포도즙, 못생긴 귤 스프레드 등 ‘못생긴’ 식품 시리즈를 제작하여 농가의 농산물 재고를 줄여주는 사업으로 시작해 2019년부터는 잉여 곡물 재고로 식물성 대체육을 연구개발하고 제조하는 것으로 사업방향을 변경하여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구인컴퍼니는 지난 해 11월 28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했으며, ‘언리미트’는 국내를 넘어 대만, 홍콩, 중국, 베트남, 호주, 미국 등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컬리는 국내 온라인 새벽 배송 푸드마켓입니다. 컬리는 4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컬리의 김슬아 대표 역시 여성으로, 2015년 3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창업에 성공하고 ‘새벽배송’이라는 신개념 유통 방식을 업계에 도입했습니다.
이 외에도 애그리테크 분야를 대표하는 여성 창업자로 스윗드오 강보라 대표, 맛있저염의 김현지 대표 등이 있습니다.



애그리푸드테크 분야 여성 진출을 위한 노력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안주하기는 이릅니다. 불과 2년 전인 2019년에 애그리푸드테크 (농식품기술) 기업에 이루어진 투자 중 여성 창업 기업에 이루어진 투자는 전체의 7%에 불과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2019년 리포트 — ‘Money Where Our Mouths Are’ (MWOMA)를 참고 바랍니다). 2020년에 이루어진 가장 큰 애그리푸드테크 투자 10건 중 여성이 창업한 곳에 이루어진 투자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20건에 대해서도 여성이 창업한 기업은 2곳에 불과했고, 그 마저도 공동창업인 곳들입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농식품분야 여성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Amy Wu는 농식품 분야 여성들의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인 From Farms to Incubators의를 출범하여 꾸준히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Women in Agrifood Directory 등이 개최 되며 해당 문제에 대한 논의와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여성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성의 신규 기술 창업은 지난해 9만9162명으로 10만명에 육박하고 창업기업의 여성고용도 2017년 14만6121명에서 지난해 24만5902명으로 늘었습니다. 아직 애그리푸드테크 분야의 여성 창업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떨어지긴 하지만 여성이 창업한 기업이 전체의 40%를 차지해 벤처스타트업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애그리푸드테크 분야의 여성 창업률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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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주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해 애그테크 분야의 여성 창업자들의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 거리에는 “삶의 영광을 함께 누리자”는 여성 노동자의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당시 미국 여성 노동자들은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근로환경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여졌고,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UN은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하였다고 합니다. 

전 세계 여성들은 의료인, 간병인, 지역사회 리더 등의 역할을 감당할 뿐 아니라 가정에서는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돌봄 노동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린랩스도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고 도전하는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의 앞날을 응원합니다.